2012.06.21. 춘천 오봉산→청평사→소양호

2012. 6. 22. 02:01산행일기

3일전 민속산악회에 오봉산 산행을 신청했다.  연애할 때 가 보았던 소양호와 그윽한 청평사, 구성폭포가 다시 한번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 때는 겨울이라 구성폭포는 얼어 있었고, 청평사는 흰눈과 어우러져 더욱 그윽한 정취가 느껴졌었던 기억이 있다.  오봉산 산행은 해발 600m의 배후령에서 차를 내려 간단한 몸풀기 운동은 한 후 9시반부터 시작되었다. "오봉산은 작은 공룡능선이라 불릴 만큼 바위 능선을 즐길 수 있는 한국의 100대 명산의 하나" 라는 산악대장의 말을 들은터라 기대가 되었다.  "가뭄과 고온으로 흙이 미끄러워  쉽지 않은 산행이 될 것이니 각별히 주의하라"는 설명도 머리에 새기고 출발~, 시작부터 급경사로 이어지는데 땀은 줄줄 흐르고 정말 힘들었다. 1봉(775m?)까지가 가장 힘들었던 것 같다. 1봉에서 2봉(685m)까지는 하산하는 느낌, 2봉부터 3봉(725m), 4봉(740m), 5봉(779m)는 경사로 이어지긴 하지만 거리가 멀지않고, 멋진 바위와 소나무, 산세를 구경하며 한숨 돌리면서 산행을 즐길 수 있었다. 오늘은 다행히도 산행시간에 여유가 있다고 하니 조금 편히 사진도 찍고 자연을 감상할 수 있어서 좋았다.  "여름산행은 거리가 너무 길지 않고, 계곡을 끼고 있으며 그늘이 있는 코스를 선택하려 애쓴다"고 한다.  "오봉산은 그늘이 많은 산은 아니지만 소양호를 함께 즐길 수 있어서 여름에도 즐겨찾는 산"이라고 한다. 오봉산 정상까지는 초반 30분 정도 힘들었던 것 빼고는 그런대로 무난하게 오를 수 있었다. 힘은 별로 안들어도 땀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쏫아졌다. 정상의 표지석은 너무 작고 초라했다.  인증샷을 하고 조금 내려가서 평평한 곳에 자리를 잡고 조금 이른 11시에 점심을 먹었다.  점심 식사 후 조금 쉬다가 하산을 시작, 뚱뚱한 사람은 빠져나가기 어려울 정도로 좁은 홈통바위를 어렵게 통과하여 조금 더 내려가니 쳥평사로 향하는 이정표가 나왔는데, 급경사 길과 완경사 길 갈림길에서 급경사길을 선택했다.  선택하고 조금 걷다가 아차 싶었다. 내려가는 길만 급경사인줄 알았는데 한참을 급경사로 올라가야했다. 경사로가 끝나고 그늘길을 조금 가자니 드디어 급경사로가 시작되었다. 처음해보는 단단하게 바위에 고정된 로프를 잡고 암벽타고 내려가기가 힘은 들었지만 스릴있고 재미있었다.  중간중간 보이는 기암괴석과 소나무, 멀리 보이는 소양호, 내려갈수록 조금씩 보이는 청평사까지 정말 멋진 경치가 마음을 사로잡았다. 오래된 소나무가 중간중간 죽어 있는 모습을 볼 때는 정말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잠깐이면 끝나려니 했는데 급경사로 로프(쇠줄이 로프로 바뀐 것 같다)설치구간이 꽤 길었다.  청평사 가까이 내려가야 바위길이 끝나는데 이어지는 흙길도 방심 할 수 없을 정도로 미끄럽고, 드러난 소나무 뿌리에도 걸려 넘어질 수 있어서 한눈을 팔면  안되었다.  청평사는 예나 지금이나 여젼히 조용하고 아름다웠다. 기억에는 아주 작은 절이라고 생각했는데 산에서 내려오면 바로 만날수 있는 극락보전과, 산신각, 바로 아래 대웅전과 관음전, 나한전, 그리고  누각, 외부인 출입금지구역인 선방이나 승방 등  규모가 많이 커진 것 같았다.  대웅전에 들어가 만등하나 걸고 부처님께 예를 올리고 나와, 전각들과 청평사와 어우러진 주변경관을 둘러보니 맑고 향기로운 느낌이 들었다.  청평사에서 계곡을 끼고 이어지는 길에도 볼거리가 많았고 먹을거리도 많았다.  구성폭포에는 물이 풍부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여젼히 시원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다.  소양호도 가뭄으로 인해 수위가 많이 내려갔다.  푸르른 물을 가로지르는 유람선을 타고 있자니 소양호의 아름다운 풍경과 바람이 땀을 식혀주는 느낌이었고 ,오늘 하루 중 가장 편안한 순간이었다. 소양댐에 도착한 시간이 2시 30분 소양댐 주변의 벤치에서 시원한 바람을 쐬며 모두가 집결하기를 기다려 3시경에 소양댐을 출발했다. 중간에  강촌에서 고추장삼겹살에 막걸리 한잔하려 했으나 자리를 못 찾아서,  결국은 가평휴게소에서 관광버스를 그늘막이 삼아 이른 저녁을 먹었다.  기온이 30도에 육박하는 날씨에 힘든 산행이었지만 아름답고 재미있는 오봉산, 그윽하고 향기로운 청평사, 맑고 시원한 소양호를 산을 정말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즐기고 건강하게 귀가한 오늘도 복 받은 날이 아닌가 싶다.  

 

<관광버스로 배후령에 도착 ... 터널공사로 약간 헤맴> 

 

<등산로 입구... 다른 등산객이 없어서 등산 시작하기 전에  몸풀기가 가능했다>

 

<오봉산을 다녀간 전국 산악회의 이름표>

 

<숨쉴 틈도 안주고 이어지는 급경사>

 

 

<멀리 보이는 배후령 길>

 

<저만치 보이는 소양호>

 

<1봉?... 표시가 없어서 어디가 1봉이고 2봉인지는 잘 모르겠다>

 

 

 

<2봉?>

 

 

 

 

<3봉 근처의 청솔바위 ... 바위에 청솔이 잘 자라나서 붙여진 이름인 듯>

 

 

 

 

<4봉 근처의 진혼비>

 

 

 

 

 

 

 

<아담한 표지석> 

 

<오봉산 정상에서의 점심 ... 11시>

 

 

<하산~~나무 그늘을 걸으며 특이한 형상의 나무들도 만나고...>

 

 

<너무 아까운 죽은 나무 ... 죽어서도 한폭의 그림>

 

 

<살아있는 노송의 고고한 아름다움> 

 

 

<홈통바위(힘들게 통과해야 한다고 해서 "해산길"이라고도 부른다고 한다) ... 몸집이 크거나 가방이 크면 통과하기가 어려운데 누워서 통과하면 좀 쉽다고 한다. 사람이 많이 붐빌 때는 40분씩 기다린다고 하는데,  등산객이 적어서 사진도 찍으며 여유있게 통과... >

 

 

 

 

 

 

 

<청평사로 이어지는 급경사로 선택.. 손과 발은 힘들었지만 눈은 아주 즐거웠다>

 

 

 

 

<生과 死>

 

 

<독야청청하리라~ >

 

 

<촛대바위>

 

 

<소양호를 바라보고 있는 거북 모양의 바위>

 

 

 

<소양호가 점점 가까이 다가오네요>

 

<바위틈에 누워자란 소나무 ... 만져주어야 통과시켜 줍니다 ㅎㅎ>

 

 

<암릉구간 ...고정로프 설치...경사도 심함 ... 줄잡고 바위밟고 내려가는 기분이 짜릿 ... 줄이 단단해서 안심하고 몸을 맡김>

 

 

 

 

<드디어 청평사 도착>

 

 <청평사 경내 ... 제일 먼저 보호수가 반겨준다> 

 

 

 

<극락보전과 산신각>

 

<대웅전>

 

<대웅전 좌우로 마주보고 관음전과 나한전이 있다>

 

 

<누각>

 

 

 

 

 

 

 

<오래 살려고 물 한바가지 꿀꺽... 시원하고 맛있다>

  

<청평사에서 소양호로 가기 위해 내려가는 길 ... 왼편으로 계곡을 끼고 이어지는 시원한 산책로 ... 볼거리가 많다> 

 

 

 

 

<바위 윗면에 오도송이 적혀 있는데 흐릿해서 잘 안보인다>

 

 

 

 <오랜만에 보는 길에서 만난 도마뱀 ... 더위에 나무 그늘에나 있지 왜 나왔을꼬???>

 

<구성폭포 (구송폭포) ... 가뭄으로 물줄기가 시원스럽지는 않다>

 

 

<구성폭포 바로 아래 있는 작은 폭포>

 

 

<산 위에서도 거북 모양의 바위를 보았는데 청평사와 거북이가 인연이 있어서였나 보다>

 

 

 

 

<메밀 전병에 시원한 막걸리 한잔... 메밀 전병은 못 먹었지만 막걸리는 맛있었다>

 

<소양호 유람선 매표소 ... 편의점에서 표를 구입하고 승선장으로 내려가야 한다>

 

 

 

 

 

 

<가뭄으로 소양호 수위가 낮아져 바닥이 드러난 곳도 있다>

 

<승선장 ... 소양댐까지 데려다 줄 유람선>

 

<아름다운 소양호>

 

<소양댐 도착>

 

 

 

 

 

 

중학교때 음악선생님이 연세가 많은 분이셨는데, 민요나 타령을 부르면 점수를 많이 주는 바람에 아이들이 모두 타령을 연습하여 시험을 보았다.  그때 나 또한 선생님의 교탁 두두리는 장난에 맞추어 오봉산 타령을 불렀던 기억이 아련히 떠오른다.  경기민요에 나오는 오봉산이라서 이 오봉산이 그 오봉산인지는 모르겠지만 꼭대기에 돌배나무가 있었는지를 확인 못한 것이 아쉽다.  시간의 여유를 갖고 산행을 하니 자연을 마음껏 즐기고 호흡할 수 있어서 좋았다.  산악대장이 다음달 산행계획을 예고하며 "7월(계관산,공작산), 8월(번암산)은 복달임 산행으로 가벼운 계곡산행을 한다"기에 1~2시간 걷고 계곡에서 노나? 생각했더니 4시간 정도 산행 후 몸에 좋은 음식을 준다기에 웃고 말았다.  민속산악회는 산행 실력만 좀 늘리면 함께하기 참 좋은 산악회인 것 같다.  일단은 차안에서 음주가무가 없어서 좋고, 산행기록 1500회가 넘는다는 경험 풍부한 회장님이 계시니 계절에 알맞는 산행으로 이끌어 줄 것 같은 믿음이 생긴다.  기회가 되는대로 함께하리라 다짐하며...   (2012.06.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