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1. 16. 23:33ㆍ산행일기
일요일 밤에 오색에 도착하여 산채정식(1인분 1만원)을 먹던 도중에, 주인아저씨가 아침에 주먹밥 (밥 한공기반,장아찌,김치,김 4,000원) 사가지고 대청봉 올라가라는 말을 듣고, 갑자기 소금강을 가기로 했던 일정을 변경하여 대청봉을 가 보기로 했다. 뜨거운 온천물에 피로를 풀고 아침일찍 일어나 주먹밥 4개와 물, 쵸콜릿을 챙겨 가지고 7시10분경 숙소를 출발했다. 오색매표소에서 등산을 시작하여 대청봉까지 3시간~4시간을 올라가는 길은 내리막없이 급경사로 이어졌다. 하지만 등산하는 모든 사람들이 중도포기할 태세가 아니었다. 나도 기 죽을 수 없었다. 공기가 맑아서인지, 아침에 온천물에 몸을 풀어서인지 그다지 힘이 들지도 않았다. 중간에 주먹밥 하나 먹고 서너번 쉰 것 빼고는 생각보다 쉽게 대청봉에 오를 수 있었다.
설악산의 최고봉 1,708m의 대청봉의 모습은 날씨가 흐려서인지 그다지 멋있다는 생각이 안들었고 조금은 실망스러웠다. 바람이 몹시 불어 바람막이를 입었다. 머리는 산발이 되었다. 대청봉 인증샷을 찍고 바로 올라온 길로 내려오려고 했는데, 한 등산객이 한계령 쪽으로 내려가는 것이 능선을 따라가기 때문에 더 쉽고 편하다고 했다. 그래서 중청대피소 쪽으로 발길을 옮겼다. 중청대피소에는 주로 점심식사를 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도 간단하게 주먹밥에 음료로 점심을 때우고 한계령으로 향하는 서북능선을 따라 갔다.
능선을 따라가는 도중에 정말로 멋진 경치들이 많았다. 감탄스러워 입이 쩍쩍 벌어졌다. 안개가 끼어서 눈으로 보는 것만큼 사진으로 담을 수 없는 것이 아쉬웠다. 봉우리를 오르락 내리락 하며 가도 가도 끝이 없이 이어지는 길을 낑낑대며 걸었다. 그 동안은 가 본 산도 별로 없고, 이렇게 오랜시간 등산한 경험도 없어 나의 한계를 알 수가 없었다. 가리봉을 거쳐 한계령까지 가는데 5시간 이상은 걸린것 같다. 한계령에 도착한 시간이 5시경이었으니까...
아침 7시10분부터 저녁 5시까지 산에 머물렀으니 근 10시간이 되었다. 나 자신이 대견하고 자랑스러웠다. 걸으면서 가장 많이 한 생각은 인간의 다리가 대단하다는 생각, 건강한 내 신체에 대한 고마움이었다. 손.발은 고생이지만 눈은 호강한다는 생각도 들었다. 설악산의 공기가 좋아서인지 대단한 경치에 취해서인지 그다지 피곤하지도 않았다. 한계령에서 택시(20,000원)를 타고 오색온천 숙소까지 왔다. 하룻밤 더 머물며 온천을 즐기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집이 편할 것 같아 바로 집을 향해 출발했다. 월요일이라 도로사정이 좋아서 9시경에 집에 도착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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