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6. 20. 11:00ㆍ산행일기
토요일 밤에 갑자기 아들과 얘기를 나누다 계획된 설악산 대청봉 등반,
'사전 준비없이 도전하기엔 너무나 긴 코스인데'하는 걱정에 잠을 설쳤지만,
아침 5시에 기상하여 5시 40분경 집을 출발했다.
가평휴게소에서 아침을 해결... 한계령에 도착한 시간이 8시 40경...
휴게소에서 도시락(6,000원)을 사서 각자 배낭에 챙겨가지고 9시쯤 등산을 시작했다.
한계령휴게소가 해발 920m, 대청봉(1,708m )까지 8.3km ...
초반부터 이어지는 경사에 발걸음은 무겁고, 언제 대청봉에 오르나 겁이 더럭 났다.
아들은 앞에서 성큼성큼 잘도 간다. 중간중간 스트레칭까지 해가면서...ㅎㅎ
옆지기는 "운전을 하고 와서인지 발에 힘이 안들어간다"고 뒤쳐져서 절절 맨다.
가뭄이 계속되어서인가 나뭇잎은 코팅을한 듯 끈적이고
날파리, 모기떼가 기승을 부려 바람 선선한 그늘에서도 편히 쉴 수가 없다.
그나마 야생화(정향나무, 개회나무) 향기가 산행내내 함께 해 주어서 향기로운 산행은 가능했다.
용아장성, 울산바위, 범바위 등 설악의 주요능선과 아름다운 바위들은 피곤함을 달래주는 활력소...
한계령삼거리~끝청을 거쳐 중청대피소에 도착...
제일 먼저 매점에서 2L짜리 물(3,000원)을 사서 실컷 마시고,
너무 힘들어 잘 넘어가지 않았지만 밥을 먹고 나니 좀 살 것 같았다.
대청봉이 0.6km 남았다. "시작이 반"이라더니 한걸음 한걸음 걸어 대청봉이 바로 코 앞...
중청에서 대청봉에 올라가는 길 옆에는 대청에서만 볼 수 있는 눈잣나무가 있다.
나무마다 하얀 봉투가 씌워져 있다. 잣까마귀로부터 종자를 보전하기 위한 것인 듯...
눈잣의 눈이란? 하얀 눈을 뜻하는 것이 아니고 누웠다는 뜻이란다.
대청봉의 날아갈 듯 시원한 바람을 생각하며 올라왔는데 막상 당도해 보니 바람은 없고 ....
표지석을 날파리, 모기 ,벌떼들이 에워싸고 웽웽 거린다.
인증샷 하기에도 힘들 정도로 달려드니 아들녀석이 기겁을 한다.
표지석에 누가 꿀이라도 발라 놓은 것일까?....
정상은 찍었으니 이젠 하산이 문제다.
오색까지 5km, 대청봉까지의 최단거리 코스라고 '별거 아니겠지!' 생각했다가는 큰 코 다침...
볼거리도 별로 없이 왠 계단이 그리 많은지 지루해서 미치는 줄...
더위와 지루함에 지쳐갈 무렵 갑자기 나타난 계곡의 시원한 물소리에 귀가 번쩍...
저리도록 시원한 계곡물에 화끈거리는 발을 식히고 얼굴의 소금기를 제거하고 나니 정신이 번쩍...
즐거움도 잠깐 다시 지리하게 이어지는(1.7km) 울퉁불퉁 돌계단에 짜증 제대로...ㅠㅠ
사람들이 "절대 5km는 아닌 것 같다. 다시는 못오겠다"고 말할 정도...
총 산행거리 13.3km. 10시간. 39,850걸음..
첫 산행을 설악의 대청봉으로 멋지게 장식한 아들 녀석이 대견하고 사랑스럽다.
아들이 무거운 배낭을 대신 짊어지고 씩씩하게 걸어주니 그렇게 힘이 되고 든든할 수가...ㅎㅎ
오색에서 택시(15,000원)를 타고 한계령휴게소로 돌아와 승용차로 2시간 40분을 달려 집으로 귀가...
집에 도착하니 10시 20분...치맥으로 컬컬한 목을 달래고 녹~녹~녹다운..ㅎㅎ
아들과의 '대청봉 추억 만들기' 성공...!!! ...아이구 힘들다....^@@^
대청봉 (1,708m)
핸폰 네비가 서울춘천간 고속도로를 추천 ...가평휴게소에서 육개장 먹고...
8시 40분 한계령 휴게소에 도착...
도시락 1인당 (6,000원) 3개 사가지고 산행 준비...
초반부터 다리가 아프네...큰일이구먼...^^
입산금지 시간이 있어서인지 문이 있네요...
한계령에서 대청봉까지 8.3km...
멋진 포토죤 ...ㅎㅎ
설악의 진면목이 슬슬 나타나기 시작....
삿갓 모양의 바위...
한계령 삼거리 도착...
주목을 내 품안에...
다시 한번 꼭 만나고 싶었던 귀여운 강아지...
거북이바위도 보이네요...
멀리 한계령길이 내려다 보이고...
너덜바위...
꽃
산행 내내 정향나무 꽃 향기가 동무가 되어주니 참 그윽하니 조으다...!!!
이렇게 그늘에서 쉬는 것도 쉽지 않아요...날파리떼가 많아서...
가리봉(끝청)...1,519m
정향나무 키가 많이 작아졌네요...
대청봉이 보이기 시작....하늘도 안보이는 숲길을 날파리떼와 한참을 걷다가 파란 하늘을 보니 그리 반가울 수가...
대청봉 위의 구름산 ...*****
중청대피소도 모습을 드러내고...
울산바위, 용아장성, 범바위, 봉정암도 보였는데 어디였더라...
중청대피소 도착...
매점에서 물(큰병 3,000원)부터 사서 실컷 마시고....얼음물 기대했는데 미지근한 물이라도 좋다...ㅎㅎ
파노라마 시진...
캔커피는 다행히 시원한게 있어서 ...
빨간 우체통이 예쁘다 생각만 했는데... 매점에서 엽서 파는 줄 알았으면 써보는건데... 아쉽다!!!
대청봉을 향하여... 고지가 저기다~~^^
눈잣나무에 승무를 연상시키는 하얀 봉투 ...잣까마귀로부터 종자를 지키기 위함...우리나라 유일의 눈잣나무 생태보전지
중청대피소와 천문대가 뒤로 멋스럽게 보이네요...
바위와 구름이 닮았어요...^^
대청봉 (1,708m) ...장하다 아들 ...!!!
대청봉 경관...
오색으로 하산...
물고기 형상의 구름...'비 좀 몰고 오렴'...^^
뱀 같이 엉켜있는 나무 뿌리...
사막을 걷다가 오아시스를 발견한 기쁨이 이럴까?? ... 저리도록 시린 계곡물 ...
이젠 "지루하고 발바닥이 아프다"네요... ㅠㅠ
어느덧 해가 서쪽하늘 끄트머리에 가 있고...
이 돌계단 구간 1.7km 최악... '이 끝이 어디일까? '투덜대며...
이런 길이 나와야 '이제는 다 왔나 보다' 안도감이 든다
오색분소 입구가 보이니 이제야 살 것 같다...^^
오늘의 산행 성공...장하다 우리 아들!!! ...ㅎㅎ
엄지척 ~~!!! ... 맘껏 해도 됩니다요...^**^
한자로 대청봉 세 글자는 이리 쉽게 쓰는데 ... 발로 오르기는 참 어렵네요...
세 식구 모두 완주할 수 있도록 허락해 준 설악산신령님께 감사~~
오색과 한계령만 왕복하는 택시를 기다리며...택시비 (15,000원)
한계령휴게소에 원점회귀...
아침 9시에 출발...저녁 7시 20분에 도착
30도가 넘는 더운 날씨에 날파리떼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세 식구 모두 대청봉 정상을 밟고...10시간의 긴 산행을 마치고
무사히 집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되어 다행이고,
첫 산행의 어려움을 꿋꿋이 이겨내 준 아들이 대견하고 자랑스럽다.
헤이 쭌! 홧~팅 !!!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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